저번 주말에 엄마에게 첫 명품가방을 선물하게 되었다

원래는 엄마생일에 선물할 계획이었다

엄마는 자잘자잘하게는 소비를 턱턱 잘 하지만,

30만원이 넘어가면 정말 큰 고민에 빠지기 시작해서

30만원으로 값비싼걸 하나 사기보다는

3만원짜리 10개를 사시는걸 좋아하신다

엄마 차라리 30만원짜리 하나 사는게 낫지 않나 라고 했다가

그건 너 취향이고, 내 취향은 아니야. 라고 엄마는 늘 선을 그으셨다

엄마가 큰 돈을 쓰는 걸 겁내하시게 된 건,

아마 자식 둘을 기르고 돈을 모아야 해서 그런것도 있으시겠지 싶었다

그렇게 엄마는 명품가방을 사기 보다는,

다른 잡다한 것들을 사는 걸 좋아하셨다

옷, 액세서리, 텀블러, 신발, 영양제…

하지만 엄마의 친구 중에 한명이 우리 나이도 있는데, 좋은 가방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선물받은 가방을 들고 나왔을 때부터

엄마는 좀 달라졌다

홈쇼핑에서 명품가방이 나올때면, 유심히 보시기도 하며

당근마켓에 가방이 올라왔다고 이걸 살까 하며 고민하실 때도 있었다

아빠는 그런 엄마를 보면서 옆에서 말로는 하나 사라고는 하지만,

엄마는 가방을 산 적이 없었다

엄마에게 첫 명품백으로 프라다 가방을 사드리는게 좋겠다 싶어서

계속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있었지만

사진이랑 실물이랑 다르면 어쩌나 하는 마음도 있고, 정품이 아니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쉽사리 구매결정을 하기 어려웠었다

그러다가 엄마랑 롯데 프리미엄 파주 아울렛에 가게 되었고

엄마는 마음에 드는 옷 두벌을 살 동안

나는 프라다 매장을 염두해두다가, 엄마 쇼핑이 마치는 대로, 매장에 가보자고 했다

엄마는 내가 내 가방을 고르려고 들어왔구나 싶어서

뒤에서 구경하면서 골라주다가

내가 엄마가 들 가방을 골라보라는 말에

화들짝 놀라면서, 무슨 가방이냐면서 사지말라고 손사래를 치면서 바로 매장에서 나가버렸다

그래서 나도 엄마를 따라 나서며

나도 원래 명품가방 하나 가지고 싶었지만, 엄마가 이제껏 명품가방 하나 없는게 내심 마음이 쓰였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딸이 첫 성과급 받은걸로

좋은 가방 사줄 수도 있죠

생일선물로 사드릴게요 하면서 타일렀더니

엄마의 마음이 슬쩍 열렸다

​그렇게 같이 프라다 매장에 가서

엄마의 마음에 드는 가방을 골랐다

원래 옷가게만 가면 지치는 나와 달리

이곳 저곳 옷들을 잘 찾아내는 엄마인데

명품 아울렛이라 그런지

약간 의기소침해서 내 뒤를 따라다니는 모습이 생소하기도 하고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다

엄마 저건 어때? 한번 들어봐봐요

하면서 이것 저것 가격도 물어보고 가방도 들어보면서 골라보았다

엄마의 마음에 든 가방은

자그마한 핸드백으로

가격은 143만원정도 했다

결제하는데

나도 그렇게 큰 금액은 처음 결제해보는지라 두근두근거렸다

첫 명품 쇼핑이라니!

두근두근 2

결제를 마치고 나서

엄마에게 “자 딸의 선물이야”

하면서 프라다 쇼핑백을 건냈다

그때의 엄마 표정을 잊을 수 없다

내가 받아도 되나 싶지만

그래도 내게 좋은 가방이 생겼구나!

딸이 사주다니

이 생각이 시시각각 얼굴에 드러나는 엄마를 보면서 피식 웃었다

원래는 우리는 장을 보고 돌아오기로 되었지만

엄마가 저 가방을 차에 두고, 어떻게 장을 보겠냐며

집으로 돌아가자고 해서

집으로 바로 돌아갔다

​오자마자 가방 사진도 찍고 구경하고

엄마는 이제야 신이 났는지

사회초년생인 딸이 명품가방을 사주었다고

주변 지인들과 가족에게 자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음날 엄마는

새 옷에 새 레플리카 가방을 들고 교회에 가셨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딸이 사준거라고 얘기하고 다니셨다

이렇게 좋아하실 줄 몰랐는데

딸로서는 뿌듯한 소비가 아닐 수 없다

내 명품백은 천천히 사도 될꺼야

큰 소비를 했으니, 당분간은 소비를 자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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